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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1년

봄감자 심을 밭 준비

백화골 2011. 3. 2. 21:47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농사일의 시작도 하우스 감자 심기입니다. 비닐하우스에 일찍 감자를 심으면 수확하는 시기를 노지 감자보다 한 달 정도 앞당길 수 있는데, 이렇게 좀 빨리 햇감자를 수확해 보내드리면 회원분들께서 아주 좋아하시거든요.

감자를 심으려면 일단 밭부터 준비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 하우스에 별 이상은 없는지 살펴봅니다. 다행히 올해는 겨우내 무거운 눈을 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이상이 없네요. 어떤 해에는 비닐이 떨어져 나가거나 문짝이 헐거워져 있어서 손을 봐야 할 때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하우스 안 양쪽 가장자리에 제법 수북하게 돋아나 있는 잡초를 제거합니다. 지금 보기에 별 것 아니라고 그냥 놔둔 채 작물을 심으면, 어느 틈에 무릎 높이까지 껑충 자라버린답니다. 키 큰 잡초들이 하우스 양쪽을 막고 서 있으면 통풍도 방해가 되고 일하는 데도 거추장스럽습니다. 또 이렇게 키운 다음에 뽑아버리려면 힘이 몇 배로 들어가지요. 잡초는 무조건 어릴 때 뽑아내는 게 상책입니다.

이제 삽과 삼지창으로 땅을 갈아엎기 시작합니다. 이 땅 갈아엎는 작업이 가장 힘든 일입니다. 트랙터로 돌려버리면 30분도 안 돼 끝날 일이지만, 삽으로 파헤치려면 며칠이 걸립니다. 영하의 날씨지만 땀이 뻘뻘 납니다. 오랜만에 일을 하니 좋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트랙터는 최소한으로만 사용할 생각입니다. 무거운 트랙터로 자꾸 땅을 누르면 작물의 뿌리가 깊이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점점 땅심이 약해지거든요. 작년에 이렇게 손으로 갈아엎은 땅에 심은 토마토, 고추 등이 끝까지 한 그루도 죽지 않고 건강하게 자란 걸 보면 역시 트랙터를 넣지 않은 게 효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힘은 들지만 몸도 풀 겸 며칠 동안 조금씩 해온 갈아엎기를 오늘 드디어 다 끝냈습니다. 겨우내 쓰지 않았던 근육들을 쓰려니 제법 몸이 뻐근하네요. 작년 가을에는 그렇게 쉬고 싶더니, 세 달 동안 쉬다가 일을 시작하니까 너무 재밌습니다. 얼굴색도 좋아지고 몸 곳곳에서 새 힘이 솟아납니다. 내일부터는 퇴비 풀고 골 만드는 일을 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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