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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11년

장수에 영화관이 생겼어요

백화골 2011. 2. 28. 22:59

겨우내 장수에 큰 변화가 하나 생겼습니다. 극장이 생긴 것입니다!

얼마 전 새로 세워진 주민 센터 한 귀퉁이에 뚝딱뚝딱 리모델링 공사를 하더니 드디어 영화관 오픈을 했습니다. 아주 작은 규모의 상영관 2곳이 전부이긴 하지만, 그래도 따끈따끈한 신작 영화가 상영됩니다. 장수 사람들에겐 감개무량일 뿐입니다. 행정기관에서 지원을 해주었다고 합니다.

마침 마을 이웃 한 명이 극장 직원으로 일하게 되어 ‘영화 한턱 쏠테니 보러 오라’고 초대해 준 덕에 극장 구경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알차고 예쁘게 꾸며놓았네요.

초대해준 이웃과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마침 할머니 두 분이 영화 관람을 마치고 나옵니다.
 “재미있게 잘 보셨어요?”

“응, 그려. 그런데 우리 둘만 봐서 미안해서 어쩐댜?”
“아유, 괜찮아요. 편하게 생각하시고 자주 오세요.”

극장 직원과 관객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갈 수 있는 것도 시골 작은 극장만의 매력이 아닐까요.

슬슬 영화 상영 시간이 되어 우리도 3D 안경을 받아들고 상영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다행히 이번 회는 애니메이션 영화라 그런지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이 좀 있어서 10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함께 영화를 보았습니다. 장수에서 처음 극장 관람하는 기념으로 영화관 안에서 촌스럽게 사진도 한 방 찰칵!

수십 년 동안 극장 구경한 적 없었던 장수 사람들이 요새 영화 관람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습니다. 수익만을 생각한다면 장수처럼 작은 산골에 영화관은 말도 안 되는 얘기겠지요. 하지만 오랫동안 문화혜택으로부터 소외받아온 장수 사람들이 누릴 기쁨을 생각한다면 그런 손익분깃점 쯤은 훌쩍 뛰어넘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 장수에도 극장이 있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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