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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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 하루/2009년

샐러드가 좋아요

백화골 2009. 6. 10. 08:41

백화골에 샐러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며칠째 밥상 위에 올라오는 반찬이 거의 비슷합니다. 밥, 김치, 샐러드. 왜 하필 샐러드냐구요? 다 이유가 있답니다.

첫째, 복잡한 반찬을 만들 시간이 없습니다. 농촌에서 5, 6월은 사돈댁에서 잡은 결혼식 날짜도 미룰 만큼 바쁜 철이랍니다. 일, 일, 일! 밭에서 허리 한 번 펼 때마다 주인의 손길을 목 길게 빼고 기다리는 작물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니 일을 안 하고 싶어도 안 할 수가 없어요. 하루 세 끼 밥 먹을 때마다 복잡하게 끓이고 볶고 졸이고 할 여유가 없습니다. 샐러드는 야채에 소스만 얹으면 되니까 뚝딱! 그야말로 자연식 패스트푸드지요.

둘째, 각종 야채들을 처리(?)하는 데 샐러드만한 메뉴가 없습니다. 6월에 접어들면서부터 밭에서 온갖 야채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회원들에게 보내고 남은 농산물들은 모두 한 데 모여 샐러드로 재탄생됩니다.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쌈으로 먹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야채들을 한 끼에 먹을 수 있지요.

세 번째 이유는 바로... 샐러드가 너무나 맛있기 때문입니다! 갓 수확한 신선한 야채들을 한 데 모아 각종 소스로 살짝 간을 입힌 뒤 우적우적 씹어먹는 행복한 기분이란! 매번 야채 구성과 소스의 내용물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몇 끼를 연달아 먹어도 전혀 질리지 않습니다.

이래서 요즘 백화골의 밥상은 샐러드로 시작해 샐러드로 끝나고 있답니다.

p.s 혹시 궁금해 하시는 분이 있을까봐 백화골 식 샐러드 소스의 비밀을 알려드려요. 국수에 막국수가 있고, 춤에 막춤이 있듯이 백화골 샐러드도 실은 ‘막샐러드’랍니다. 아무 야채나 섞어 아무 소스나 뿌리지요. 샐러드 소스로는 주로 간장, 참기름이나 들기름, 식초 세 가지를 주로 사용하고 여기에 깨소금, 콩가루, 후추, 요구르트, 고춧가루, 땅콩가루, 매실효소.... 기분 내키는 대로 이것저것 첨가하기도 하고 빼기도 합니다.

맛있는 샐러드의 비결은 특별한 소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선한 야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냉장고에서 오래 묵힌 시들시들한 야채로는 절대 제 맛이 안 난답니다. 야채를 물에 헹궈 씻은 다음 물기를 충분히 빼는 것도 중요하고요. 야채 맛을 완전히 가릴 정도로 소스를 진하게 만드는 것도 별로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오늘, 나만의 특제 샐러드 한 번 만들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