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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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4

반가운 손님

참 바쁜 나날들입니다. 하루도 빼지않고 12시간 이상씩 일하는 하루 하루가 이어집니다. 몸에 피로는 쌓여가지만, 올해 농사가 비교적 잘 되어서 힘이 납니다. 더구나 오랫동안 기다리던 친구들이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아주 반가운 손님들입니다. 첫 손님은 바로 벌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벌은 아주 흔했습니다. 저희가 사는 동네는 주변에 농약 치는 밭이 없고 산 바로 밑이라 벌이 아주 많았죠. 그런데 작년 가을부턴가 이상 기후로 저희 마을까지 벌이 귀한 손님이 되어버렸습니다. 벌이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던 터라 좀 불안한 맘이 들긴 했지만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공기 좋은 산 밑에 설마 벌이 안 나타날까. 지난주까지도 진짜 벌이 안 왔습니다. 애호박이 아주 잘 자랐는데..

오디, 완두콩, 무당벌레

무더운 나날들입니다. 오전 아홉시 반밖에 되지 않았는데, 하우스 안 온도는 36도입니다. 땀으로 목욕을 하며 곁순 치는 일을 하다가 11시쯤 되니 머리가 핑그르르 도는 느낌입니다. 하우스 안에 매달아 놓은 온도계를 보니 40도입니다. 한낮에 하우스 안에서 일하면 안 된다는 것은 농업인들의 상식입니다. 몸에 무리가 많이 가고, 잘못하면 위험한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또 많은 농민들이 이 상식을 무시하고 땡볕에 하우스 안에서 일을 합니다. 시원한 아침저녁 시간에 일하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줄지어선 일거리들을 해결할 수가 없습니다. 새로 심은 브로콜리 모종도 더위를 참을 수 없는지 축 늘어져 있는 모습이 안쓰럽습니다. 쨍쨍 내리쬐는 땡볕에 하루가 다르게 오디가 까맣게 익어갑니다. 마당에 작..

양상추, 비트 수확, 오디가 익어 가는 시절

아침에는 짙은 안개, 낮에는 해가 쨍쨍 뜨다가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독특한 날씨가 이어진다. 인도나 네팔의 우기 날씨 같다. 간간이 내리는 비 덕분에 가뭄에 시달리는 작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란다. 물론 풀도 함께 잘 자라서 풀 매는 시간이 늘어간다. 밭에 나가보면 어찌나 할 일이 많은 지 잠잘 때도 내일 할 일을 생각하면 부담이 될 정도다. 작년보다 땅 규모를 줄였는데도 할 일이 태산이다. 참 농사일은 끝이 없는 고단한 노동의 연속이다. 물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아주 편하고, 또 보람 있는 일이어서 많은 행복을 안겨주기는 하지만 말이다. 요즘은 여름 작물 밭에 심고, 양상추와 비트 등을 수확하고, 곁순 지르고, 풀 매며 지낸다. 하우스 감자를 심었던 자리에 퇴비와 미생물을 넣고 며칠 땅을 쉬게..

풀 잡는 시절, 오디잼 만들기 (2008.06.12)

장마가 오기 전에 풀을 잡아야 하는 시절이다. 지금 풀을 잡지 못하면 올해 농사는 풍작을 기대하기 어렵다. 장마가 시작되면 손가락 만한 풀들이 며칠 새 사람 키만큼 커진다. 그래서 친환경 농사짓는 사람들은 지금이 풀 잡느라 한창 바쁠 때다. 우리는 골과 골 사이에 부직포를 대며 풀을 잡기 때문에 그나마 풀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풀들이 성장세가 대단하다. 마음은 얼른 얼른 풀 뽑아 줘야지 하고 다짐을 하지만 이것저것 일이 많아서 풀 잡기가 더디다. 게다가 무리하게 고구마밭 풀을 메다 손가락 부상을 당해서 더 고되다. 지난주에는 마을 인터넷 시스템이 번개를 맞는 바람에 1주일이나 인터넷을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작년에도 이맘 때 번개 탓에 인터넷을 1~2주 정도 사용 못 한 기억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