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형님네 집에 오랜만에 얼굴도 뵙고, 겨우내 어떻게 지내셨는지 안부도 물을 겸 찾아갔습니다(장수에 와서 농사짓는 ‘형님’들이 아주 많이 생겼습니다. 모두가 친형님처럼 아주 든든한 분들이지요). 농사도 짓고 소도 많이 키우시는 분인데, 얼굴을 보는 순간 굳이 설명을 듣지 않아도 겨울 동안 얼마나 고생을 많이 하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며칠 포근하게 풀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두 뺨이 동상 걸린 사람처럼 빨갛게 부어있습니다. 매일 소 밥 주고, 물 갈아 넣고, 축사 소독하고, 백신 맞히고 하느라 그 혹독한 겨울 동안 계속 바깥에서 살았던 탓입니다. 물주는 게 특히 힘들었다고 합니다. 물그릇에 물을 채우자마자 꽁꽁 얼어버려 하루에도 물주는 일을 몇 번씩이나 반복했다네요. 다행히 장수에는 구제역이 퍼지지 않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