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2

반가운 손님

참 바쁜 나날들입니다. 하루도 빼지않고 12시간 이상씩 일하는 하루 하루가 이어집니다. 몸에 피로는 쌓여가지만, 올해 농사가 비교적 잘 되어서 힘이 납니다. 더구나 오랫동안 기다리던 친구들이 드디어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아주 반가운 손님들입니다. 첫 손님은 바로 벌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벌은 아주 흔했습니다. 저희가 사는 동네는 주변에 농약 치는 밭이 없고 산 바로 밑이라 벌이 아주 많았죠. 그런데 작년 가을부턴가 이상 기후로 저희 마을까지 벌이 귀한 손님이 되어버렸습니다. 벌이 없어지고 있다는 얘기를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왔던 터라 좀 불안한 맘이 들긴 했지만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공기 좋은 산 밑에 설마 벌이 안 나타날까. 지난주까지도 진짜 벌이 안 왔습니다. 애호박이 아주 잘 자랐는데..

벌 (2008.05.14)

농부들 중에 벌에 쏘여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이가 있을까?있다면 굉장히 운좋은 사람일 거다.하지만 이렇게 쏘여가면서도 농부들은 벌에 너그럽다.큰 규모로 토마토 농사짓는 이들 중엔 일부러 비싼 수정벌을 사다가 풀어넣는 경우도 많다. 주둥이며 발에 꽃가루를 잔뜩 묻히고선 붕붕거리며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는 벌을 보면 기특하기 짝이 없다. 태어나서 귀농하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벌에 쏘여본 적이 없었다.'벌에 쏘이면 어떤 느낌일까?'하고 은근히 궁금하기까지 했다. 시골 내려와 농사 지으며 드디어 그게 어떤 느낌인 지를 알게 됐다. 귀농 첫 해 상추 농사를 지을 때다.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상추 따는 데만 몰두해있는데 갑자기 어깨가 '따끔'했다.벌은 먼저 겁주지만 않으면 괜찮은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 비겁한 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