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동안 매주 빠짐없이 가족회원들에게 농산물을 발송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설계도가 필요합니다. 주별 농산물 발송 계획, 그에 따른 씨앗 파종 시기와 모종 정식 시기 조절, 그리고 어느 때 어느 밭에 심을 것인가 하는 자리 배치까지... 처음에 이런 계획을 세워놓지 않으면 도중에 모든 게 뒤죽박죽 헝클어지게 됩니다. 더구나 저희처럼 땅이 넉넉하지 않아 한정된 땅에서 알뜰하게 농사지어야 하는 상황에선 더더욱 계획적인 농사가 필수입니다. 가끔 후배 농부님들이 저희 영농 계획표를 보고 따라하겠다며 자료를 달라고 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계획표는 다른 밭에선 무용지물입니다. 동네마다 기후도 다르고, 같은 동네라 해도 노지에 심는 것과 하우스에 심는 것이 다르고, 또 저희는 저희 밭 상황에 맞춰 심고 거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