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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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묵액비 4

오이 심고 고추 심고

냉해 때문에 전국이 난리네요. “지난 겨울 이상 기온에, 최근 냉해까지 겹치면서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채소와 화훼, 과수 재배 면적의 30%인 3만여 농가가 큰 피해를...” “전북 과일 나무 1/4이 냉해...” 굳이 이런 뉴스들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올 봄엔 다들 만나기만 하면 날씨 이야기를 하기 바쁩니다. 평년과 비슷한 시기에 모종을 심었다가 얼어 죽는 바람에 낭패를 본 이웃이 한 둘이 아닙니다. 살아남은 놈들도 성장 속도가 예년에 비하면 거북이 걸음이네요.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급한 맘 누르며 날씨에 맞춰 천천히 천천히 나아가는 수밖에요. 하우스 안에 풋고추, 오이맛고추, 꽈리고추, 피망을 심었습니다. 아직 너무 어려서 고추 말뚝 박고 줄 묶어주는 일은 한참 뒤에나 해줘야 할 것 같..

가뭄에도 힘차게 자라는 맛좋은 고랭지 가을 작물들

다시 가을 가뭄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 여름 내내 비가 쏟아지더니 올해 날씨 한번 농사짓기 참 어렵다. 이제 한 두달 안에 어지간한 작물들은 수확해야할 텐데, 비가 안 오니 이래저래 걱정이 많다. 그래도 이것저것 가을 작물들이 잘 자라주어 마음이 편하다. 아침저녁으로 작물에 물주고, 액비 주며 작물들과 함께 가을 농사 속에 푹 빠져 살고 있다. 가을 브로콜리와 양배추도 잘 크고 있다. 수확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마지막까지 잘 자라주길 바라며 오늘도 좋은 미생물과 깻묵액비를 섞어서 뿌려주었다. 토종 오이가 열렸다. 작년에 받아 놓은 씨로 싹을 틔워 하우스에 심었는데, 올해도 잘 자라주길 바라며 순도 쳐주고 망을 잘 타고 올라가도록 유인해주었다. 토종 오이는 작고 뭉툭하지만 아주 맛나고 노각 오이로 키..

단비를 맞으며…

고마운 단비가 내렸다. 4월 들어 첫 번째 내린 비다. 5mm도 안 되는 적은 양이었지만, 그래도 이게 어딘가. 비 예보가 있긴 했지만 요새 오보가 많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오후 들어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마을 사람들 표정이 다 환해졌다. 비 온다는 예보에 5시30쯤 일어나 관리기를 끌고 바로 밭으로 나갔다. 골을 만들어놓고 비를 맞힌 후 비닐 멀칭을 하면, 습도가 적절히 유지돼 좋다. 아침에 기계를 쓸 때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이리저리 몸을 풀고 관리기를 트럭에 싣고 나섰다. 새벽 바람 쐬며 일하는 기분, 일하다가 동쪽 하늘에서 환하게 떠오르는 해를 보는 기분은 농부들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야콘과 옥수수, 단호박 심을 밭을 만들고 토마토와 참외 심을 하우스도 골을 탔다. 늦은 아침을..

그분이 오셨다! 벼룩잎벌레의 귀환

초여름처럼 따뜻한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온도계를 보니 영상 14도다. 며칠 전만 해도 영하로 내려가던 기온이 오랜만에 확 풀렸다. 물론 이러다 또 영하로 내려가는 게 산골 날씨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오늘 참 따뜻하고 평화로운 하루였다. 연일 계속되던 황사와 미칠 듯이 불어대던 바람도 멈춰서 그야말로 천국 같은 날씨 속에 행복하게 일했다. 올해 농사 계획에 맞춰 인터넷으로 주문한 씨앗을 분류하고 파종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씨앗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씨앗을 키우는 포트에 좋은 흙은 넣고 씨앗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심었다. 씨앗을 넣고 난 뒤, 오랜만에 툇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며 농사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햇볕이 더 잘 들어오라고 겨우내 묵은 때 묻은 모종 하우스 비닐을 물로 씻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