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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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4

백화골의 3월, 새싹, 개구리들, 봄 맞이 기지개

#1. 뚝딱뚝딱 재미있는 프랑스 요리들 카트린은 올해의 첫 번째 우퍼이자, 지금까지 백화골을 방문한 네 번째 프랑스 친구였답니다. 몇몇 사람의 개인적인 특징을 마치 그 나라 전체의 특징인 것처럼 확대해석하는 건 언제나 조심해야 할 사고방식이겠지만, 지금까지 백화골에 왔던 이 네 명의 프랑스 친구들은 확실한 공통점을 한 가지 가지고 있었어요. 요리하는 것을 정말로, 정말로 좋아했다는 것! 다른 나라 우퍼들 중에도 요리를 잘하는 친구들은 많이 있었지만, 프랑스 친구들이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뭐랄까, 마치 사랑에 빠진 사람 같다고나 할까요. 정말 진지하게, 그러면서도 즐겁게 요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답니다. 카트린 역시 백화골에 머무른 3주 동안 수많은 요리 작품(!)들을 남기고 갔습니다. 녹차 쿠키..

봄을 준비하는 새싹들

지금은 다시 영하로 뚝뚝 떨어지는 겨울 날씨가 되었지만, 요며칠 제법 봄바람도 불고 푸근했습니다. 저녁밥 먹고 아랫집 마실 가서 이 얘기 저 얘기 하며 노는데,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개구리가 울기 시작했어.” 엥? 벌써? 온천지가 개구리 울음소리로 뒤덮이는 계절이 되려면 아직 멀었지만, 개울물 흐르는 도랑이 집 옆으로 지나가는 친구네 집에선 용케도 첫 개구리 소리를 놓치지 않고 들었나봅니다. 그러고보니 저희도 어제 올해의 첫 번째 파리를 목격했어요.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는 저녁 추위에 잘 날지도 못하고 비실비실 가엾은 모습이긴 했지만... 겨울눈이 아직 그대로 쌓여있는 응달이라도 자세히 살펴보면 힘차게 움직이는 생명을 만날 수 있습니다. 눈 녹은 물 받아 마셔가며 조금씩 조금씩 뿌리 힘을 키워온 ..

밤의 소리

해가 지면 달빛과 별빛밖에 보이지 않는 깜깜한 시골의 밤. 밤이 깊어갈수록 지나다니는 차도 사람도 없는 조용한 세상. 그런데 과연 시골의 밤이 조용할까요?백화골에서 계절을 몇 번 지내고 난 지금의 대답은 당연히 ‘NO’랍니다. 만약 달력이 없다고 해도 밤에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지금이 어느 계절인지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화골의 밤은 철에 따라 달라지는 온갖 소리로 꽉 차곤 합니다. 겨울은 조용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세상은 죽은 듯이 조용하지요. 초봄까지 겨울의 침묵이 이어집니다. 밤의 침묵을 깨는 첫 주자는 소쩍새입니다. 봄 밤, 소쩍새 우는 소리는 사람 마음을 묘하게 싱숭생숭 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소쩍새는 이름 그대로 ‘소쩍, 소쩍’ 하면서 울기 때문에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금방..

개구리와 무당벌레

바람도 없고 화창한 식목일 아침. 일하기 좋은 날이긴 하지만 아침부터 몸이 찌뿌둥하고 나른한 게 일하러 나가기가 싫다. 이런 날은 아주 급한 일이 있는 게 아니라면 그냥 하루 쉬어주는 게 좋다. 직장인들이야 토요일 일요일 정기적으로 쉴 수 있지만, 농사꾼들은 특별히 달력의 빨간 날과 관계없이 일하기 때문에 자칫 한 달 내내 하루도 못 쉬고 일하게 되기 쉽다. 컨디션이 안 좋거나 괜히 일하기 싫은 날이라면 과감히 하루 일을 접고 푹 쉬어주는 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좋다. 이렇게 하루 푹 쉬고 나면 다음날부터는 또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으니까. 어제 하우스에서 양쪽 가장자리에 벌써 수북하게 자라난 풀을 뽑고 있는데, 풀숲에서 뭔가 움직이는 게 있어 들여다보니 조그만 청개구리 녀석이다. 이제 막 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