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백화골 봄 농사가 시작됐습니다. 이제 23년차 유기농 농사 시작입니다.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땅이 얼어 있습니다. 하지만 해가 뜨고 낮이 되면 보슬보슬 풀립니다. 어린 쑥이 막 언땅을 뚫고 올라옵니다.

제일 첫 번째 농사일은 늘 그랬듯이 고추, 가지, 토마토, 브로콜리, 양배추 등 일찍 씨를 넣어야 하는 작물들 파종입니다. 2월 중순, 아직은 겨울 기운이 많이 남아있을 때 첫 파종을 했습니다.

한 해 농사 잘 지으려면 하우스도 잘 손을 봐 놓아지요. 교체를 위해 벗겨놓았던 하우스 비닐을 새로 씌우기 전에 방충망부터 설치했습니다. 방충망은 주로 나방과 노린재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방충망을 치면 100% 까지는 아니어도 해충을 줄이는데 눈에 띄는 효과가 있습니다.
드디어 새 비닐을 씌웠습니다. 하우스 비닐을 씌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날씨와 사람수입니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면 안되고, 비닐을 잡아 같이 씌울 일정 수 이상의 사람손이 꼭 필요합니다. 보통 이른 아침에 바람이 가장 적게 불기 때문에, 새벽 6시 전부터 일을 시작하지요.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와달라고 부탁해야 하기 때문에 사람 손 구하기가 더 어렵습니다. 또한 기껏 여러 사람들에게 새벽부터 와달라고 부탁해놨는데, 당일 아침 바람이라도 불면 낭패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사정 때문에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확인하며 걱정했는데, 다행히 완벽하게 바람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 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모든 일을 잘 끝냈습니다. 서울 등 멀리 사는 사람은 하루 전에 와서 자고 도와주었고, 부산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지인분은 자기 차에 친구를 태우고 오기도 했습니다. 새벽부터 고생하신 여러 분들이 정말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3월 중순, 올해도 어김없이 봄을 시샘하는 눈이 내렸습니다. 백화골 농장이 있는 울주군은 남쪽 지방이라 눈이 많이 안 오는 곳인데, 3월에는 꼭 이렇게 한 번씩 봄눈이 오곤 합니다.

올해의 첫 팜스테이 봉사자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올해 첫 봉사자는 밍(말레이시아), 라우라(독일), 마엘(프랑스)입니다. 라우라는 작년 여름에 머물렀던 친구인데, 워킹홀리데이로 한국을 여행하다가 백화골의 봄 농사도 함께 참여하고 싶다며 다시 왔습니다.
봄 농사일은 주로 퇴비를 풀고 두둑을 만드는 등 힘들게 몸을 쓰는 일이 많은데, 이 친구들 덕분에 올해도 재미있게 농사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종들이 잘 자라고 있습니다. 배추, 브로콜리, 양배추, 콜라비는 이미 하우스에 옮겨심기를 마쳤고, 청경채, 시금치, 열무, 완두콩 등은 밭에 직접 파종을 했습니다. 감자 심기도 이제 막 마쳤습니다. 본격적인 봄을 기다리며 올 한 해 농사도 착착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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