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큼 더 깊어진 늦가을 아침. 간만에 서리도 내리지 않고 바람 한 점 없이 고요한 따뜻한 아침입니다. 밭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콜라비와 양상추, 로메인 상추를 수확하는 것으로 올해 마지막 발송날 아침 일을 시작합니다. 올해 마지막 발송작업이라고 생각하니 웬지 마음이 뭉클해지면서 한잎 한잎 수확하는 손길도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새신부 부케처럼 몽글몽글 예쁜 컬리플라워를 포장하고, 싱싱한 아욱 줄기를 베어냅니다. 올망졸망 호박고구마도 차곡차곡 꾸러미 상자 속에 집어넣습니다. 조금 손이 시렵긴 하지만, 그래도 포근한 날씨 덕분에 일하긴 어렵지 않습니다. 점심 때가 지나 드디어 포장 마무리 작업까지 마친 뒤 우체국으로 출발! 밭 정리도 해야 되고, 마늘도 심어야 되고,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마지막 상자를 실어보내고 나면 한 해가 다 끝난 듯한 느낌이 듭니다. 휴~ 올해도 이제 끝이구나...
상자에 같이 넣어 보내드리는 안내장에도 써서 보내드렸듯이, 별 탈 없이 마무리된 24주의 발송을 저희는 작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땅에 씨를 뿌리면 그렇게나 다양한 채소들이 무럭무럭 자라나주는 것도 기적이고, 1년 동안 저희 두 사람 늘 때 되면 밭에 나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었던 것도 기적이고, 먼곳에서 보내드린 채소들이 회원분들 밥상에 하루만에 도착해서 이런저런 반찬으로 변신하는 것도 기적이고... 이 모든 일들이 생각할수록 참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1년 동안 이 작지만 소중한 기적에 함께 해주신 백화골 회원 여러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머리 깊이 숙여 감사 인사 드려요.
올해도 이번 글을 끝으로 백화골 푸른밥상 블로그는 겨울 방학에 들어갑니다. 다음 회원 모집은 2015년 4월 1일부터 블로그를 통해 시작할 예정입니다. 저희 유기농 제철꾸러미에 관심 있으신 분은 그때 안내글을 읽어보신 뒤 댓글로 회원 가입을 해주시면 됩니다. 혹시 회원 가입 시기를 놓치고 그냥 지나치게 될까봐 걱정 되신다면 비밀 댓글로 핸드폰 연락처를 남겨주세요. 회원 모집 시작할 때 안내 문자메시지를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개인 정보이므로 핸드폰 번호는 꼭 ‘비밀 댓글’로 남겨주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기존 회원분들께는 회원 모집 시작과 함께 저희가 먼저 문자 안내 드립니다. 혹시라도 겨울 동안 핸드폰 번호가 바뀐 경우에만 비밀 댓글로 번호 남겨 주시면 됩니다.
벌써 10년이네요. 2005년 2월에 장수로 귀농했으니까, 내년이면 이제 만 10년도 넘어가게 되겠지요. 10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은 부족한 게 참 많은 터라, 겨울 동안 공부도 많이 하고 재충전도 충분히 해서 내년 봄에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겨우내 즐겁고 건강하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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