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에서 삽질하는 일을 했습니다. 옷이 땀으로 흠뻑 젖고 허리는 뽀개질 것 같습니다. 후덥지근한 날씨가 절정을 이루더니 갑자기 시원한 소나기가 퍼붓기 시작합니다. 처마 밑에서 비를 긋는 동안 얼마 전 손님 치르느라 냉장고에 남아있던 맥주를 꺼내와 벌컥벌컥 들이켰습니다. 마침 이웃이 밭에서 막 수확했다고 갖다준 햇양파가 훌륭한 안주가 되었습니다. 맥주 한 병 딱 비우고 나니 비가 잦아들어 다시 밭으로 일하러 나갔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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