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면 달빛과 별빛밖에 보이지 않는 깜깜한 시골의 밤. 밤이 깊어갈수록 지나다니는 차도 사람도 없는 조용한 세상. 그런데 과연 시골의 밤이 조용할까요?백화골에서 계절을 몇 번 지내고 난 지금의 대답은 당연히 ‘NO’랍니다. 만약 달력이 없다고 해도 밤에 들리는 소리만으로도 지금이 어느 계절인지 알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화골의 밤은 철에 따라 달라지는 온갖 소리로 꽉 차곤 합니다. 겨울은 조용합니다. 꽁꽁 얼어붙은 세상은 죽은 듯이 조용하지요. 초봄까지 겨울의 침묵이 이어집니다. 밤의 침묵을 깨는 첫 주자는 소쩍새입니다. 봄 밤, 소쩍새 우는 소리는 사람 마음을 묘하게 싱숭생숭 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소쩍새는 이름 그대로 ‘소쩍, 소쩍’ 하면서 울기 때문에 처음 듣는 사람이라도 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