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처럼 따뜻한 날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온도계를 보니 영상 14도다. 며칠 전만 해도 영하로 내려가던 기온이 오랜만에 확 풀렸다. 물론 이러다 또 영하로 내려가는 게 산골 날씨라는 걸 알지만, 그래도 오늘 참 따뜻하고 평화로운 하루였다. 연일 계속되던 황사와 미칠 듯이 불어대던 바람도 멈춰서 그야말로 천국 같은 날씨 속에 행복하게 일했다. 올해 농사 계획에 맞춰 인터넷으로 주문한 씨앗을 분류하고 파종 준비를 했다. 오랜만에 씨앗을 보니 마음이 설렌다. 씨앗을 키우는 포트에 좋은 흙은 넣고 씨앗을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심었다. 씨앗을 넣고 난 뒤, 오랜만에 툇마루에 앉아 차를 마시며 농사일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햇볕이 더 잘 들어오라고 겨우내 묵은 때 묻은 모종 하우스 비닐을 물로 씻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