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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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직거래 10

2017년 백화골 유기농제철꾸러미 스물네 번째 발송, 올 한 해 감사했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는 달, 11월이 왔습니다. 2017년 백화골 꾸러미 마지막 발송입니다. 스물 네 번의 꾸러미.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을 백화골 채소들과 함께하며 마침내 이렇게 끝맺음까지 같이 해주신 회원 여러분들께 감사 말씀 드립니다. 저희가 정성껏 재배한 채소들이 매주 135 가구의 밥상 위에 이런저런 모습으로 변신해 올라가 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늘 즐겁고 뿌듯했답니다. 부족한 점도 많았을 텐데 너그러운 마음으로 함께해주신 회원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백화골 농부들은 이제 내년 봄에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회원 모집은 내년 4월 2일에 백화골 블로그를 통해 시작할 예정이며, 올해 회원이셨던 분들께는 문자메시지로 미리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쪼록 겨울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작은가족..

2017년 백화골 유기농제철꾸러미 스물한 번째 발송, 단풍 시작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요? 어느덧 산과 숲이 하루하루 단풍으로 물들어 가는 10월입니다. 아름다운 단풍숲과 가을 하늘 아래서 백화골 농부들은 땅콩 수확하기 바빴습니다. 땅콩 캐는 일은 고구마 캐는 일처럼 힘들지는 않지만, 시간이 워낙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인내심이 필요하답니다. 땅에서 쑥 뽑아낸 땅콩을 한 알 한 알 떼어내 물로 깨끗이 씻어 멍석 위에 펼쳐 널고, 잘 마르도록 뒤적여주며 며칠 동안 뽀송뽀송 말린 다음, 다시 한 알 한 알 골라가며 예쁜 것과 못생긴 것을 선별합니다. 예쁜 땅콩을 추려 회원분들께 보내드리고 나면, 못생긴 땅콩은 백화골 1년 양식이 되지요. 갓 볶은 땅콩의 고소한 냄새는 손 많이 가는 긴 작업에 대한 보상으로 충분하고도 남는 것 같아요. 몇 주 동안 이어진 땅콩 수확 작업도 거의..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아홉번째 주 발송, 밤고구마

매년 추석이 돌아올 때마다 백화골 꾸러미도 짧은 방학 시간을 갖습니다. 추석 연휴가 끼어있는 주와 추석 연휴 바로 전 주, 이렇게 2주 동안 발송을 중단하곤 하는데요. 추석 전 주는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지만 전국적으로 택배 물량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나면서 제 날짜에 택배가 배달되지 않는 발송 지연 사고가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아예 발송을 하지 않는답니다. 올해는 예년에 비해 추석이 늦은 편이라 추석 방학도 느지막이 갖게 되었습니다. 9월 25일부터 10월 9일까지 쉽니다. 그러니까 20번째 꾸러미는 다음 주에 평소처럼 배달될 예정이고요, 이후 2주간 쉬었다가 10월 두 번째 주에 21번째 꾸러미가 배달될 예정입니다. 연휴 때 여행 가시는 분들도 많고 하니까 택배 배달 일정을 일찌감치 확인해 두시는 것이 편..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여덟번째 주 발송, 가을 하늘

요즘 티 한 점 없이 푸르른 가을 하늘이 참 보기 좋습니다. 여러분이 계신 곳도 이곳 백화골과 비슷한 하늘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맑은 하늘과 눈부신 햇볕 아래서 일을 하고 있노라면,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 호강하는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서 보이는 하늘과 산의 고운 자태, 햇볕에 반짝이며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낙엽송 숲, 하루 종일 배경음으로 들리는 가을벌레 소리들, 모두모두 커다란 보자기에 잘 담아서 회원분들에게 보내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하지만 택배 상자 속에 이런 것들은 담을 수가 없기에, 대신 그런 하늘과 햇볕 아래서 자란 9월의 채소들을 대신 보내드립니다. 오이와 부추로는 겉절이를 만들고, 들깨가루 한 숟가락 넣어 구수한 고구마순 볶음도 만들어보세요. 소박하면서도 풍성하게 차린 여러..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여섯번째 주 발송, 갈색날개매미충

십 오년 가까이 농사를 지어오다 보니, 매년 비슷비슷한 해충들을 똑같이 만나게 됩니다. 고추에는 진딧물, 배추에는 청벌레, 가지에는 이십팔점 무당벌레,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올해는 농사짓기 시작한 이래 처음 보는 곤충을 만났습니다. 이 곤충이 올해 갑작스레 얼마나 많아졌는지, 나뭇가지에 수 십 마리가 다닥다닥 붙어있기도 하고, 창문 방충망이나 집 벽에도 몇 마리씩 붙어있습니다. 갈색날개매미충. 2010년 이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뒤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 외래 해충이라고 하네요. 백화골 근방에선 작년까지만 해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어딜 가나 이 갈색날개매미충이 득실득실 합니다. 농사일을 하다 보니 기후 변화의 속도만큼이나 생태계의 변화 속도도 아찔할 만큼 빠르다는 것이 실감납니..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열두번째 주 발송, 폭염과 장맛비

회원분들에게 농산물 상자에 같이 넣어 보내드리는 안내장을 프린터로 출력하는데 며칠 전부터 자꾸만 중간에 용지가 걸립니다. 몇 번을 낑낑대며 종이를 억지로 잡아 빼내고 다시 출력하기를 반복하다가 답답해서 프린터 회사 A/S 센터에 전화를 해봤습니다. 담당자분이 한숨을 푹 쉬면서 하루 종일 똑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고 있다고 하시네요. 고온다습한 날씨 탓에 종이가 습기를 먹어서 자꾸만 용지걸림이 된다는 것입니다. 전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 똑같은 문제를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왠지 조금 위안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요즘 많이 더우시죠? 매년 겪는 더위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때마다 새삼스레 놀라곤 합니다. 맞아, 여름이 이렇게 더운 거였지, 하고 말이에요. 땡볕에 밭에서 일하는 농부도 덥지..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아홉번째 주 발송, 장마 시작

브로콜리에서 큰 애벌레가 나와 깜짝 놀랐다는 회원분의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매년 브로콜리 때문에 비슷한 문의를 받곤 합니다. 브로콜리나 양배추는 나비들이 워낙 사랑하는 채소라 끊임없이 알을 낳고, 이 알은 부화되어 나비 애벌레가 됩니다. 그리고 가끔 채소 깊숙이 숨어들어간 애벌레를 발견한 회원분은 깜짝 놀라게 되는 것이죠. 벌레를 방제하기 위해 백화골 농부들은 온갖 수를 다 쓰고 있답니다. 나비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활대를 꽂아 방충망을 치고, 1주일에 한 번씩 벌레들이 싫어하는 천연 식물 기피제도 뿌려주고, 포장할 때는 눈을 부릅뜨고 오랫동안 찬찬히 들여다보며 벌레가 들어있진 않은지 확인합니다. 그래도 가끔 이렇게 벌레가 숨어 가는 경우가 생기곤 합니다. 벌레가 나오면 징그럽고 깜짝 놀라는 것이야 누..

2017년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 회원을 모집합니다

회원 모집에 앞서 작년 가을 이야기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2005년 귀농해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래 가장 힘든 시기였거든요. 농사 시작한지 12년 만에 처음으로 우리가 앞으로 유기농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사실 저희와 비슷한 시기에 귀농해서 유기농으로 농사를 지었던 주변 농부들 중에서 아직까지 유기농 전업 농부로 남아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생계를 위해 농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거나, 화학농약을 사용하는 일반 농부가 되거나, 아니면 다시 도시로 돌아갔습니다. 백화골 농부들은 누군가 땅 한 평이라도 유기농으로 농사짓고 농부로 자립하면 이 나라와 자연, 지구가 더 맑아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꿋꿋하게 버텼습니다. 하지만 작년 여름부터 시작된 이상 기후는 커다란 벽이었..

2016 백화골 스물세 번째 유기농 제철꾸러미, 울금부침개

10월 마지막 주, 이제 올해 제철꾸러미 발송도 마지막 한 주를 남겨놓고 있네요. 예년 같으면 벌써 겨울처럼 추워져야 할 때지만, 작년부터 이맘때 날씨가 영 이상해졌습니다. 기온은 높고, 해는 안 뜨고, 비가 잦고... 작년에 곶감을 깎아 말렸다가 이상한 날씨 탓에 죄 곰팡이가 슬어버린 속상한 기억이 있기에, 올해는 곶감을 깎지 않기로 했는데 잘했다 싶어요. 춥지 않아 막바지 바쁜 가을 밭 일 하기엔 좋지만, 한편으론 장수엔 벌써 겨울이 왔다고 엄살떨던 때가 조금 그립기도 합니다. 스물세 번째 주 작은가족회원분들께 보내드린 꾸러미는 잎까지 함께 먹는 통비트(또는 가지, 우엉), 올해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감자와 대파, 요즘 딱 제철인 쌈배추, 따끈한 국물요리에 넣어 먹기 좋은 쑥갓, 서리 내리기 전 막바..

2015년 10번째 백화골 유기농 제철꾸러미(양배추, 마늘, 바질)

매주 솜씨좋은 가족회원 분들께서 보내주시는 사진으로 엮는 백화골 꾸러미 이야기, 이번 주에도 따끈따끈하고 정겨운 밥상 이웃들의 사진들로 그 열번 째 이야기 소개합니다. 서울, 큰가족회원님(화요일) “오늘 온 꾸러미 중에 파슬리가 있더군요. 참 반가웠어요. 아껴 먹을려고 다져서 찹으로 만들어 냉동해두었어요. 여러 요리에 쓰임새가 다양한데, 말린 파슬리가루와는 그 색감이나 향이 비교가 안돼죠. 그리고 고추로는 물김치를 만들었구요. 무나 파프리카 등 집에 있는 야채를 가늘게 채썰어서 칼집내 소금물에 살짝 절어놓은 고추속에 채우고 국물은 집집마다 해먹는 물김치 방법대로 만들어 부어만 주면 되죠 익으면 보기와는 다르게 진짜 맛있답니다.” 꾸러미 사진과 요리 사진, 그리고 자세한 레시피 설명도 덧붙여 주셔서 고맙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