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추, 쌈배추, 무, 알타리 무, 김장배추까지 심었으니 올해 가을 작물은 다 심었다. 밭에 들어갈 건 다 들여보내고 나니 마음까지 가뿐하다. 이제 서리 내리고 거두어들일 철이 되기 전까진 비교적 한가한 날의 연속이다. 하루종일 찌뿌둥하고 초겨울 같이 쌀쌀한 이상 저온 날씨가 일주일 이상 계속되더니 오늘은 오랜만에 볕이 쨍쨍한 전형적인 맑은 가을날이다. 좋은 날을 기념해 오후에 짧은 여행길에 나섰다. 목적지는 장수 군내에 있는 '원흥사'라는 작은 절. 이곳에 삼국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오래된 석불이 있다는 얘기를 예전에 들은 적이 있다. 한 번쯤 둘러보고 싶었다. 같은 군내라도 우리 집이 있는 계남면과 원흥사가 있는 산서면 사이엔 꽤 구불구불한 산고개길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차로 30분 남짓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