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의 가을 아침은 산 중턱에 깔리는 안개와 함께 시작된다. 비지땀 흐르는 한여름과 덜덜 떨리는 초겨울을 오가는 낮과 밤의 큰 일교차를 중재해주는 듯하다. 농촌에서 가을은 풍성한 잔치의 계절! 수확의 기쁨이 농부들의 마음을 뿌듯하게 해준다. 지난 몇 년간 가을 준비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들을 되새기며 올해엔 제대로 가을 준비를 했다. 김장배추와 무, 가을 양배추와 감자, 비트 등 가을 작물을 미리 미리 모두 심고, 겨울에 땔 나무를 다 베어 놨다. 올 겨울은 따뜻하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다. 수수가 하루가 다르게 빨그레 익어간다. 가을 하늘과 어우러지는 색감이 멋지다. 작년에 김장배추 심을 시기를 가을 장마 때문에 놓쳐 한이 맺혔다. 올해엔 반드시 배추 농사를 제대로 해보리라 다짐을 했다. 그것도 부드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