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보던 이웃들을 석 달 만에 만나니 이야기 보따리가 한가득이다. 그 동안 어찌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석 달치를 다 듣는 데만 해도 며칠밤은 걸릴 것 같다. 굵직굵직한 일들만 따져봐도 그동안 마을 대표가 바뀌었고, 정답게 지내던 아랫집 선길이네가 아쉽게도 이사를 갔으며, 비어있던 아랫말 집에는 광주에서 새 이웃이 이사해왔다. 어버버거리던 윗집 막내가 한 해를 넘기더니 말솜씨가 갑자기 늘어 “삼촌, 안녕하세요?”하고 똑부러지게 인사를 해와 우리를 놀래키는가 하면, 마을에 중학생이 3명으로 늘어났다. 안 좋은 일로는, 억척스럽게 일을 하던 마을 아줌마 한 분이 올 겨울에 그만 허리에 큰 탈이 나 병원에 입원하고 쇠심까지 넣었다고 한다. 겨울 동안 매일 밤참을 즐긴 탓에 곰처럼 피둥피둥 살이 오른 사람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