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고라니 2

여름 끝 가을 시작 (2008.08.18)

며칠 새 더위가 사라졌다. 한낮에도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원하다. 아침저녁으로는 전형적인 가을바람이 분다. 세수하고 나면 얼굴이 땅긴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시작되고 있다. 이번 여름은 다행히 큰 비나 바람, 태풍이 없어 농사짓는데 좋았다. 적당히 비가 내렸고 더웠다. 일기예보는 계속 틀렸지만 오보를 예상하고 일하니 평안했다. 농작물은 잘 자랐고, 우리는 지난 3년간의 영농일지를 참고하여 병충해 방제를 하고 씨앗을 넣고 작물을 관리했다.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평화롭고 행복한 여름이었다. 귀농해서 가장 기분 좋은 일 하나가 빨래가 잘 마른다는 것이다. 도시처럼 나쁜 냄새가 들어설 틈도 없고, 날씨만 화창하면 몇 시간 사이에 깨끗하게 빨래가 마른다. 내친 김에 이불..

야생동물들과 함께 한 하루 (2008.07.14)

지난 주말부터 날이 흐리고 비가 내리면서 폭염이 한풀 꺾였다. 해가 쨍쨍 떴다가 소나기가 퍼붓다가 하루에도 열 두 번씩 하늘이 변덕을 부리기는 하지만 일하기 나쁘진 않다. 오늘 아침엔 토마토와 오이를 수확하러 산 입구에 있는 하우스에 들어가려는데, 뭔가 휙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가슴이 철렁했다. 뱀을 그동안 많이 봐서 어지간한 놈은 장화 신은 발로 들어 던지기까지 하는데, 이 뱀은 정말 크다. 머리도 삼각형으로 뾰족한 것이 독사인 것 같다. 이놈이 혀를 낼름낼름 내밀더니 하필이면 하우스 안쪽으로 들어간다. 그냥 두면 큰일나겠다 싶어 긴 막대기를 가지고 올라와 보니 토마토와 고추를 오가며 이리저리 설치고 다닌다. 한참 따라다니며 잡으려다 그만 놓쳤다. 할 수 없이 그냥 하우스 안에서 일하는데 살짝 등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