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골 푸른밥상

울주군 두서면 내와길187/010-2375-0748(박정선), 010-2336-0748(조계환)/유기농인증번호 : 07100003

농민 3

이웃들

파란 가을 하늘을 보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폭염이 지나가고 요즘엔 간간이 소나기가 내립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살짝 찬 바람이 불고요. 매자마을로 이사온 지 벌써 열 달이 넘어갑니다. 귀농, 귀촌자들이 대부분이었던 지난 마을과 달리 매자마을은 오래된 마을입니다. 이웃들도 대부분 토박이 농민들, 노인들입니다. 마을 어르신인 순희 할머니 집 마당입니다. 할아버지가 집에 손볼 곳이 있다며 읍내 나갈 일 있으면 ‘쎄멘’ 한 포만 사다 달라고 부탁하셔서, 시멘트 배달 간 김에 할머니 집 마당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왔습니다. 할머니는 지나가다 만나면 이런 저런 가족사며 마을 이야기들을 들려주시는데, 팔십 다 된 분이 어찌나 말씀을 재미있게 하시는지 마치 친구랑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허리가 잔뜩 구부러져 잘 걷..

풍년이라 더 서러운 한국 농민들

2009년 아직 농사철이 끝난 건 아니지만 아직까지는 유래없는 풍년이라고 한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기는 했지만 큰 비가 한꺼번에 쏟아진 적도 없었고, 태풍도 지나가지 않았다. 풍년이면 농민들 얼굴에 웃음꽃이 필만도 한데, 오히려 그 반대다. 공급이 지나치게 늘어서 가격이 더 떨어지게 생겨서다. 가뜩이나 정부에서 앞장서서 농산물 수입을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무역협정을 하고 다니는 이 때, 농산물이 쏟아져 나오니 도무지 가격이 맞질 않는다. 농산물 양이 많이 나오니 일손은 더 들어가고 가격이 폭락하니 이래저래 흉년이든 풍년이든 서럽고 어렵기만 한 게 한국 농민들, 특히 소농들인 것 같다. 요즘 일조량이 많아져서 논농사가 완전 대풍이 예상된다고 다들 걱정이다(?). 이번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 북한에 지..

봄기운과 함께 신명나는 본격 농사철 시작 (2008.04.22)

논밭과 농민들이 들썩들썩 일어나는 시절이 찾아왔다. 봄기운이 식물만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생명력을 전달해주는 것 같다. 일거리는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몸은 고되어도 왠지 흥겹다. 하루가 어느 틈에 훌쩍 지나간다. 이게 바로 농사짓는 매력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노동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는 노동, 일의 주인이 되는 삶을 얼마나 꿈꾸어왔던가! 이것저것 주변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작물도 잘 크고 가족회원 모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3년째 가족회원제를 운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홍보가 되어 올해 더 많은 가족들이 생겼다. 모든 가족들에게 행복한 푸른 밥상을 전할 수 있도록 밭의 지도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작물을 넣고, 발송 계획을 잡고 있다. 작년의 한 농가에 이어 올해 두 농가가 가족회원제를 시작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