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요리 5. 민들레 샐러드
바야흐로 물오른 산나물 철입니다. 끼니때가 되면 장바구니를 들고 시장 대신 뒷산으로, 밭둑으로 갑니다. 산나물을 특별히 좋아해서 일부러 나물을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고, 그냥 요즘에 딱히 나오는 채소가 없는 철이라 먹을거리가 산나물 들나물밖에 없다보니 자연스레 풀 뜯어먹는 생활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만 해도 나물들이 너무 어려서 한 끼 음식에 필요한 풀을 뜯으려면 꽤 오래 시간을 들여야 했지만, 요즘은 손에 집히는 대로 막 뜯어도 될 정도로 나물이 컸습니다. 땅두릅, 머위, 망초, 쑥, 미나리, 고사리, 참나물... 산나물 들나물들은 요리 방법이 대개 비슷비슷 합니다. 데쳐서 무쳐 먹거나 볶아 먹거나 된장국에 넣어서 먹지요.
오늘은 생채소가 먹고 싶어 민들레 샐러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데쳐서 무쳐 먹는 나물도 맛있지만, 가끔은 생것 그대로의 풀맛이 당길 때도 있거든요.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나는 민들레는 데쳐서 초장에 버무려 먹거나 김치를 만들어 먹어도 좋고요, 그냥 씻어서 생 것 그대로 쌈을 싸먹거나 샐러드를 만들어 먹어도 좋은 활용도 높은 들나물이랍니다.
1. 밭 주변 여기저기서 절로 자라는 민들레 잎을 베어다 깨끗이 씻고 물기를 털어냅니다. 아직 꽃 피기 전의 꽃봉오리와 여린 꽃대도 먹을 수 있습니다.
2. 샐러드 소스를 만듭니다. 올리브 오일, 간장, 식초, 깨소금, 작년에 수확해 말려둔 바질가루. 간을 봐서 싱겁다 싶으면 소금도 약간.
3. 민들레와 함께 섞을 재료를 준비합니다. 샐러드는 어차피 정해진 레시피가 없지요. 집에 있는 것 중에서 눈에 띄는 건 아무 거나 넣어도 좋습니다. 오늘은 사과와 양파, 당근, 돼지감자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민들레와 함께 샐러드 소스에 버무려 주었습니다.
쓴 맛과 단 맛, 신 맛과 떫은 맛이 적절히 어우러진 소박한 봄 들판의 맛, 민들레 샐러드입니다.